내일 눈을 뜨면 오늘과 똑 닮은 내일을 맞이할 것이란 사실이 참 괴로웠던 때가 있었다. 내일 내가 해야할 것이 있고 내일 내가 가야할 곳이 있으며, 내일 해야할 것들과 가야할 곳들을 한치의 흐림없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저주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서른이 다가오면 일상의 감사함을 깨닫는걸까, 아니면 지겨운 똑같음과 똑같은 지겨움에 해탈하고 마는걸까? 어느 날부터, 지난주의 첫날과 꼭 같은 풍경을 펼쳐낸 월요일 출근길이 그리 밉지만은 않다. 대머리 부장도, 그렇게 밉지 않아질 날이 올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