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비윤리적이고 비경제적이며 비정량적인 CFA LV2 합격을 기록하고, 지난 2년간 내 시냅스들을 끊임없이 쥐어짜왔던 금융공학과 CFA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년 전 나 또한 비전공자이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기록하도록 하겠다. 시험 출제사항에 대한 상세언급은 규정위반이므로, 아래에 서술할 내용은 모두 CFA 커리큘럼의 전반적인 토픽들과 시험의 체감난이도 등에 국한된다.


CFA 시험 후기
CFA 시험은 사실 하나의 자격증 시험이라기보다는, 애널리스트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실제로 CFA 협회 측에서도 그렇게 규정하기도 하고. 그래서 각종 기업에서 CFA 시험 합격자를 대우하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다. CFA 그 자체로서는 그 어떤 것도 보장할 수 없지만, 여러 실무경력이 있는 경력자의 CFA 합격은 해당 경력자의 가치를 크게 상승시켜 준다. 그러나 비경력자라 해도, 수많은 과목을 깊이있는 정도로 다루는 CFA 프로그램을 거치고나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내가 CFA 준비를 시작했을때 했던 생각은 이랬다. 혹자는 CFA가 괜찮은 스펙이라고도 하였고, 또 다른 누군가는 CFA를 따봐야 어차피 증권계열은 실무경력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실무경력도 어찌됐거나 어딘가에 취업을 해야 쌓을 수 있는 것이고, 그 첫 취업 때에 내가 금융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는 유형적인 증거는 자격증 밖에는 될 수 없다. 그렇다고 금융권에 취직하고 싶다며 한국사나 한자를 준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CPA는 애당초 회계시험이므로 금융과는 핀트가 조금 어긋난다. 순수한 금융자격증이라 해봐야 금융3종은 이제 흔하디 흔한 것이 되어버렸고, 가장 폭넓은 범위를 비교적 깊이있게 커버하는 자격증은 CFA와 FRM 뿐이었다. 결국 어떤 자격증이든 취득한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고, 나는 CFA와 취업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지만 나의 미래 커리어에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단연 도움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CFA는 감사Audit 업무를 독점하는 CPA와는 달리 어떤 업무를 독점할 수 있는 License가 아니다. 다시말해 CFA 레벨 몇에 합격한다고 해서, 그사람만이 투자활동을 할수있는 권한을 갖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CFA 프로그램은 그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론적 저변이 어디까지인지만을 말해줄 뿐, 실제 투자성과가 non-CFA members보다 높을 것이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즉, CFA는 미래성과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Member가 지금까지 익혀온 이론의 기반을 증명해주는 시험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CFA를 준비했던 2년은 어지간한 경영대학 4년어치 커리큘럼을 압축해서 들은 것만큼이나 얻은게 많았던 귀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내 이중전공이 금융공학이다보니 경영학이니 경제학이니 통계학이니를 막론하고 이런저런 수업을 많이 들었지만, CFA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만큼 얻은 것이 크지는 않았다. 나 또한 시작할 때는 이력서 한줄을 위해 준비했었는데, 레벨2를 끝마친 지금에 이르러 돌이켜보니 CFA 프로그램은 그 이력서 한줄 훨씬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말이 애널리스트지, 사실 CFA 프로그램은 컨설팅이면 컨설팅, 매니저면 매니저, 퀀트면 퀀트 쪽으로 가도 도움이 될만큼의 방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물론 그에 따르는 추가적인 전공지식과 경력은 자기 몫이지만.

레벨1 때는 관련지식이 전무했던터라 아예 한학기 휴학을 하고 준비했었다. 물론 휴학하며 제대 직후 2년 반동안 학점의 가시밭길에 내굴리던 내 몸을 좀 쉬게하고 싶기도 했고. 여하튼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서 슈웨저니 테뱅이니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공부했다. 슈웨저 회독만 5번 정도에 테뱅은 7과목을 풀었고, 시험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모의고사도 75% 이상이 꾸준히 나와서 사실 걱정은 크지 않았다. 실제 시험결과도 전과목 70% 이상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었고.

다만 레벨2 때는 확실히 해이해져 있었다. 선물옵션 등 CFA 공부에 직접 도움이 되는 금융공학 수업들을 꽤 많이 들어놓아 방심했던 것이 컸다. 졸업도 해야하니 이번에는 휴학도 하지 않아 시간적인 여유가 남아날 리 없었다. 그러니 주요과목 슈웨저를 4회독한 뒤에도 왠지모를 찜찜함이 남아있었고, 테뱅은 거의 건드리지 못한채로 두었다. 가뜩이나 시간이 모자라 Alternatives와 Ethics는 포기하다시피 했다. 그나마 슈웨저 Practice exam에선 계속 합격점이 뜨고 있었고, 주요 토픽의 비중이 높은 레벨2 커리큘럼 덕분에 선택과 집중이 편해졌기에 간신히 합격한 것이다.

2014 Level I, 2015 Level II 시험날 & 나의 공부방법
상당히 정신없다. 토익시험처럼 독립된 고사장에서 보는게 아니라, 거대한 킨텍스 홀에 수백 수천명을 몰아넣고 시험을 보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불안에 떨 수도 있다. 게다가 개인소지품도 Personal belongings area에 격리보관해야 하는데 킨텍스가 워낙 크다보니 고사장에서 여기까지 가는 데만 한세월이다. 시험날 여러모로 잽싸고 영리하게 굴지 않으면 시험지 받기도 전에 진을 다 뺄것이다. 더군다나 레벨2 때는 메르스 때문에 입장하는 것도 까다로웠으니, 시험날은 최대한 일찍 일어나 최소 7시까지는 킨텍스에 도착해 숨을 돌리는 것이 좋다.

레벨1 때도, 레벨2 때도 오전 시험은 평이한 편이었다. 다른 분들은 과목별로 노트에 단권화를 시켜 가져가서 편하게 본다는데, 나는 그냥 슈웨저 전집을 다 가져가서 고사장 들어가기 전에 1회씩 속독했다. 그렇게 오전 시험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평이한 난이도에 황망한 마음이 조금은 진정될 것이다. 다만 점심먹고 오후 시험에 들어가면 시험지가 "어이 점심은 먹고 왔능가? 언제 또 자실지 모르는디"하며 극악의 난이도로 바뀌어 있다. 당황스럽긴 할테지만, 어려운 문제만 어렵고 풀만한 것들은 또 풀만하니 포기하지는 말자. 얼마짜리 시험인데... 3시간이면 레벨1이나 레벨2나 풀고 검산을 하든, 맘속으로 가채점을 하든 충분한 시간이므로 대충 어느정도로 봤는지 가늠하고 시험장을 나오면 속편하다.

나는 학교 강의든 인터넷 강의든 강의듣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각 레벨에서 필요한 과목만 들었는데, 레벨1 때는 FRA, Fixed income, Equity, Quant, Ethics를 각각 한번씩 들었고, 레벨2 때는 FRA, Fixed income, Quant만을 한번씩 듣고 말았다. 어떻게 혼자 하느냐며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 슈웨저라는 요약집 자체가 굉장히 잘 구성된 책이기 때문에 어차피 서너번 읽어야될거 초장부터 격파해도 어려움은 크지 않다. 특히 레벨2는 Item set 유형이니 이것저것 많이 읽어 독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파이널 리뷰 강의의 경우, 레벨1은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에 듣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레벨2는 시간이 없어서 듣지 못했다. 파이널 리뷰 강의 자체가 문제풀이식 강의다보니 너무 두서없어서 피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들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강의에만 매달리는 것은 또 한가지의 문제점을 야기하는데, 시험 한 달전이 되어도 진도조차 다 못 빼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몇몇 강의의 경우 4월초가 지나서야 업데이트가 완료된다. 그것도 FRA 같은 주요과목이! 이거 듣자고 그때까지 기다리면 시험이 한달도 안 남은 상황이 되어서야 비로소 복습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학원에서도 그런 불상사에 대비하여 전년도 강의를 올려주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공부 페이스를 강의 스케줄에 맞추는 것은 결코 추천할만 행동은 아니다. 6월 시험 기준, 최소 3월 말까지는 주요과목 3회독 완료, 4월까지는 비주요과목 완료, 5월에는 테뱅 문제풀이를 완료해야 한다.


레벨1 때는 스터디를 했고, 레벨2 때는 스터디를 하지 않았다. 스터디는 대개 서로 모여 모르는 부분을 토의하는 형식으로 흘러갔는데, 아무 배경지식이 없었던 레벨1 때는 그러한 방식이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전공수업을 어느정도 듣고 레벨2에 진입하였을 때에는, 스터디 진도에 맞춰 나 자신을 재촉하느니 차라리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더 편하고 자유롭게 여겨져 혼자서 공부를 진행하였다. 물론 내가 나가기도 전에 스터디가 알아서 와해되었다는 점은 논외로 하고(...).


레벨1과 레벨2 모두 과목별 공부순서는 비슷했다. 비중이 가장 높은 동시에 다른 과목의 내용이 낑겨들어가지 않아 진입하기 편한 FRA를 먼저 공부했고, 이후에는 비중은 작지만 여기저기 쓰이는 곳이 많은 Quant를 보았다. 이후에는 Equity와 Fixed income, Derivatives, Corporate Finance. 그리고나서 곧바로 다른 과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위 6과목을 3회 이상 복습하여 숙달한다. 그런 후 비교적 배경지식이 있던 Economics와 Portfolio를 공부하였고, 마지막으로 Ethics와 Alternatives를 보았다. 6월 시험 기준으로, 6개 주요과목 1회독이 끝나는 시기는 대개 3월 중순 정도이고, 4월 중순까지는 주요과목 3회독, 4월 말까지 나머지 4과목을 공부했다. 레벨1 때는 5월을 테뱅 문제풀이로 보냈지만, 레벨2 때는 슈웨저와 Curriculum book 문제 복습에 시간을 쏟았다. 시험 약 2~3주 전부터 슈웨저 Practice exam과 Mock을 0.5회분(오전 혹은 오후 둘 중 하나)씩 격일로 푼다.


CFA 과목별 공부후

레벨1 전반
경영 전공이라면 약 3개월, 비전공생은 6개월이면 하루 4시간 기준 복습 4번까지 가능할 정도로 내용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커버하는 과목 수가 매우 많고, 거의 모든 LOS가 버릴것 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슈웨저를 최대한 많이 회독해야 유리하다. 필자는 7과목의 Testbank(이하 테뱅)를 풀긴 했지만, 사실 시험 자체가 단순계산보다는 개념을 중시하므로 테뱅을 풀어도 그다지 이득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슈웨저를 한번 더 보는것이 낫다. 레벨1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그대로 레벨2까지 연계되므로 개념은 확실하게 잡아두어야 한다.

아직 Item set 형식의 문제가 아니므로 독해능력은 그다지 문제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모의고사(Mock exam과 슈웨저 Practice)는 풀어볼 필요가 있다. CFA 협회에서 나오는 Mock exam은 지나치게 지엽적인 토픽을 묻는 경향이 커서 풀고나면 멘붕하는 사람이 많은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실제 시험과 난이도가 비슷한 것은 오히려 슈웨저 Practice exam이다. 단, 시험유형은 Mock이나 슈웨저 Practice exam과는 또 다르므로, 모의고사는 그저 처음 마주하는 문제를 얼마나 빨리 잘 푸는가를 측정하는 데에 의의를 두어야한다. Practice exam에서 지속적으로 75% 이상의 성적이 나와준다면 실제 시험 때도 합격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Curriculum book까지는 펼쳐볼 일이 많지않을 듯 하다.

인터넷 강의의 경우(필자는 이패스를 수강), 초반 주요과목 개념정립 시에는 듣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만, 중반 이후 복습 시에나 비중이 작은 과목을 공부할 때는 차라리 혼자 슈웨저를 회독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강의의 경우 놓치는 LOS가 많은데, 실제 시험은 그런 것까지 모두 출제한다. 다만 비전공생이라면 적어도 레벨1 FRA, Fixed income, Derivatives 세 과목만은 강의를 들어야한다. 학부에서 재무관리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Equity 과목도 듣는 것이 좋다.

레벨2 전반
레벨1이 각 과목의 개론 내지는 원론 수준에 머물렀다면, 레벨2는 학부 3~4학년 정도에서 배우는 수준의 이론으로 점철되어 있다. 과목 수는 레벨1과 같지만 난이도가 체감 2배정도 뛰는 듯 하다. 다만 학부수업과는 달리 이론의 증명보다는 이론의 적용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에 아주 못해먹을 정도는 아니다. 학부생이라면 선물옵션, 투자론, 채권론을 같이 수강하며 공부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했고. 만약 수업을 들을 기회가 없는데 뜬금없는 이론이 튀어나와 괴롭다면 Curriculum book을 들춰보자. 레벨1과 달리 레벨2의 알파와 오메가는 슈웨저가 아닌 Curriculum book에 있다.

레벨1 때와는 달리 슈웨저 회독만으로는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지엽적인 내용을 다루는 LOS는 적지만, 주요 LOS를 마스터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토픽이 많다. 때문에 초반에는 FRA, Equity, Fixed income, Derivatives(필자는 선물옵션 학부수업으로 대신했다) 강의를 들으며 진입하고, 곧바로 해당 과목 슈웨저를 회독한 후 Curriculum book의 단원평가를 풀며 Item set 유형에 적응해야한다. Curriculum book 단원평가와 슈웨저 Practice exam이 실제 시험 난이도와 가장 유사하고, Mock이 멘붕급인 점은 레벨1과 동일하다.

다만 Testbank와 Mock이 어느정도 효용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제풀이가 생명인 레벨2의 특성상, 여유가 있다면 무조건 테뱅을 다 풀어보는게 좋지만, 난이도가 불필요하게 어렵고 지나치게 지저분한 문제가 많다는게 단점이다. CFA 시험은 개념을 중시하지 너저분한 계산을 중시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레벨2에서도 똑같아서, 혹자에게는 테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혹자에게는 멘붕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주요과목 슈웨저 2회독을 마칠 즈음에 테뱅을 풀어보려 했는데, 도저히 점수가 안 나와서 약 3주간 방황 아닌 방황을 한적이 있다. 결국 100문제 남짓 풀어본 테뱅은 방구석에 처박아두고 슈웨저+커리북 체제로 돌아왔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FRA, Equity, Fixed income만큼은(혹은 Equity 대신 Derivatives를) 억지로라도 테뱅을 풀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여유가 없다면 좀더 큰 그림을 보자. 슈웨저+커리북을 3회 이상 보고도 2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면 테뱅을 풀고, 그 이하로 남았다면 과감히 테뱅을 건너뛰는 편이 낫다. 레벨2 문제풀이가 아무리 중요하다한들, 해설을 보고도 이해가 안가는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재무보고 및 분석 FRA
레벨1 : 나의 경우 회계의 베이스조차 없는채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권오상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다. 권오상 선생님의 강의는, 들을때는 재미있고 이해가 잘가는데 강의만 끄면 배운것들이 죄다 휘발되어버리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강의를 두번 세번 듣기보다는, 처음 한번 재밌게 듣고난 뒤에는 혼자서 슈웨저를 회독하는 것이 효율적인 과목이기도 하다. 회계원리의 내용인만큼 죽도록 어려운 토픽은 없지만, 전체적인 Financial statement의 흐름을 파악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토픽은 IFRS vs GAAP 간 비교, 재고자산Inventory, 장기유무형자산Long-lived assets(리스회계 포함), 이연법인세Deferred tax, 현금흐름표Cashflow statement 작성. 이중에서 이연법인세가 난관이지만, 내야할것보다 더 냈으면 자산이고 내야할것보다 덜 냈으면 부채라는 기본 아이디어만 새겨두면 수월하다.

레벨2 : 주요토픽은 Inventory, Long-lived assets, 지분법Equity method과 Consolidation, Current method와 Temporal method, 연금회계Pension이다. 레벨1과 겹치는 단원도 있고 내용 자체가 많이 어렵지는 않지만 악명이 자자한 Pension은 상당히 난해하다. 레벨1과 마찬가지로 권오상 선생님의 강의가 진입에 도움이 많이 되는데, 다른 부분은 건너뛰어도 Pension만큼은 강의의 도움을 빌리는 것이 편하다. 슈웨저만 봐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 문제풀이가 가장 중요한 과목이기도 해서, 커리북만큼은 문제를 전부 풀어보는것이 좋다. 테뱅 FRA는 지나치게 지저분한 감이 있지만, 풀어보는 것이 독해력 면에서나 개념정리 면에서나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주식 Equity
레벨1 : 아직 비중이 크지 않고, Dividend discount model 하나만 제대로 알아도 수식을 사용하는 Price multiples 등의 Valuation 파트는 수월히 넘어갈 수 있다. 이외에는 산업분석, 주문형태 등의 암기내용. 테뱅까지 갈 필요없이 슈웨저로도 충분하다. Technical analysis의 경우, 너무 어려우면 기초용어만 알고가자.

레벨2 : 주식론의 비중이 급상승했지만, 여전히 난이도가 크게 높은 과목은 아니다. 레벨1 때의 Valuation 부분을 기억하고 있다면 강의 도움없이도 독학할 수 있지만, 잉여현금흐름Free cashflow 부분은 조금 난해하다. 그러나 FCFF, FCFE 수식만 이해해두면 그걸 응용하는 것도 죄다 무한급수 뿐이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이외에 기초 산업분석, 기업분석의 내용이 나오지만 세상 물정아는 성인이면 들어서 이해못할 내용은 아니니 걱정할 것은 없다. 테뱅 문제풀이는 하면 좋지만, 지문 독해가 어느정도 되는 수험생이라면 안해도 관계없다. 커리북 문제에 집중하면 충분하다.

채권론 Fixed income
레벨1 : 채권론은 재무관리의 현재가치 파트만 제대로 이해해도 70% 이상 해결된다. 계산기가 가장 많이 필요한 과목이기도 한데, 계산 자체가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므로 초중고 12년간 수학헬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이라면 수월한 과목일 것이다. 듀레이션Duration과 볼록성Convexity 개념도 나오지만, 수식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도식적으로 이해하고 대입할줄만 알면 문제가 될 토픽은 아니다. 듀레이션은 Linear approximation으로 "대충 때려맞추는 것"이고, 컨벡시티는 채권가격을 이자율에 대해 Taylor expansion하여 "좀더 정확하게 때려맞추는 것"이다. 테뱅은 다 풀어보는 것이 좋다.

레벨2 : 옵션부 채권(Callable bond, Putable bond, Convertible bond)의 속성, 이항모형Binomial interest rate model이 핵심이고, 양념으로 MBS, CDO 등의 채권기반 파생상품을 다룬다. 다루는 토픽의 특성상 Derivatives와 함께 공부하면 겹치는 부분이 많아 편하다. 다만 레벨1 때와는 달리 단순계산 토픽들이 아니어서, 공부할만큼 했다고 생각해도 성적이 그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다. 계산문제가 많으니 테뱅을 풀어보면 좋겠지만, 비중이 FRA나 Equity만큼 높은 것도 아니라 우선순위가 좀 밀린다.

통계학 Quant
레벨1 : 가설검정으로 시작해서 가설검정으로 끝난다. 신뢰구간과 가설검정 풀이만 할줄아면 80%는 된 것이고, 사람들이 겁먹는 것과 달리 내용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다만 Quant는 슈웨저를 회독하느니 테뱅을 푸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유이한 과목(다른 하나는 Ethics)이니 슈웨저 2회독 후에는 테뱅을 어서 시작하자. 내용은 한국 고등수학 통계단원 수준이지만, 계산 자체는 중학수학 수준이다.

레벨2 : 회귀분석Regression(다변량까지)과 시계열분석Time series을 주요토픽으로 하는데, 이해하자니 통계학 전공과목을 두개나 들어야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외우자니 수식이 너무 많은 헬과목이다. 그것도 비중은 낮은 주제에! 주요토픽을 어느정도 커버했다고 해도, Heteroskedascity, Serial correlation, Collinearity 등의 부분은 도통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필자는 꿋꿋이 공부하여 시험때도 이정도면 할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이 어째서 저 꼬라지인지는 이해불가. 여담으로 비전공자라면 강의를 듣긴 들어야하는데, 유극렬 강사님도 후반부로 갈수록 대충대충 설명하신다. 이는 강사님 역량이나 열정의 문제가 아니라, 단원별로 난이도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레벨2 Quant의 특성상 어쩔수 없는 것. 강의로 인한 이득이 거의 없는걸 알면서도 강의를 들어야하는 해괴한 과목이다. 다만 이렇게 어려운 내용임을 감안해 시험은 개념 정립에 중점을 두므로, 레벨1 Quant와는 달리 슈웨저+커리북 체제가 좀더 적절하다. 테뱅은 여유 봐가면서 풀 것.

파생상품 Derivatives
레벨1 : 파생상품론인데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과목이다. 비중은 그리 높은 과목이 아니지만, 파생상품의 컨셉 자체가 다른 과목 여기저기에서 많이 쓰이고, 레벨2에서는 비중이 높고 어려워지기 때문에 버려서는 안될 과목이기도 하다. 선도거래/선물/옵션/스왑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는데, 필자는 김종곤 강사님의 강의가 어려워서 독학으로 진행했다. 대신 슈웨저로 완전히 개념을 정립하고 문제풀이를 해보는 것이 중요.

레벨2 :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필자는 선물옵션을 수강했던터라 수월하게 진행했다. 김종곤 강사님의 포텐셜은 레벨2 파생에서 터진다니, 학부 수업을 들어볼 기회가 없는 수강생이면 이 선생님의 강의를 듣도록 해보자. 레벨1과 흐름 자체는 같아서 선도거래/선물/옵션/스왑에 대해 배우는데, 레벨1에서는 이들의 직관적인 Payoff 구조에 집중하는 반면, 레벨2에서는 이항모형과 블랙숄즈머턴Black-Scholes-Merton 모형 등을 통한 Valuation에 포커스를 맞추므로 공부해야할 것이 많다. 사실 이쯤되면 테뱅까지 갈 것도 없이 슈웨저+커리북만으로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테뱅은 선택사항.

기업재무 Corporate finance
레벨1&2 : CFA 과목들 중 투자자의 관점이 아닌 기업의 관점을 배우는 유일한 과목이다. 기업재무의 내용으로, 프로젝트 사업성 분석(NPV, IRR), 자본조달, 기업가치평가, M&A 등의 토픽을 공부한다. 레벨별 난이도 차가 크지않은 과목인데, 일단 공부만 하면 고득점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으므로 비중이 작더라도 신경쓰는 것이 좋다. 다루는 토픽이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테뱅 풀이보다는 개념정립에 힘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포트폴리오 이론 Portfolio management
레벨1&2 : 분산과 공분산 등의 개념이 나오므로 Quant를 공부한 후에 진입하도록 한다. 포트폴리오의 위험분산 효과를 골자로, CAL, CML, SML 등의 도출과 CAPM, Multifactor model, Market model, Macroeconomic model 등을 다루고, 레벨2에 이르러서는 Information ratio 등의 심화된 내용을 배운다. 투자론의 시작과 끝이 포트폴리오 이론이란 점에 미루어보아 CFA에서는 왜 이렇게 비중이 낮나 싶지만, 원체 계산이 많은 과목이라 그런 듯하다. 마찬가지로 문제풀이보다는 각 곡선의 도출과정과 각 모델의 가정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

경제학 Economics
레벨1 : 기본적인 미거시경제학 토픽을 다루는데, 경제원론보다는 조금 깊게 들어가고 본격적인 미거시보다는 얕은 변태과목이다. 다만 경제원론은 전공에 상관없이 많이들 수강했을 과목이고,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할만하다. 강의의 경우 이패스에서는 김X진 강사님이 맡고 있는데, 한마디로 정말 별로였다. 몰아쳐서 강의하면 4교시 이내로 끝날 내용을, 수업과 관계없는 정치이야기로 거의 20~30분을 낭비하신다. 필자는 두어 강 듣다가 그냥 독학했다. 다만 다른 스터디원은 이 분 강의가 괜찮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수강생의 취향 차이인듯.

레벨2 : 국제금융론(환율이론)이 중심이고, 거기에 거시경제학 토픽이 조금 곁들여진다. 갑자기 난이도가 널뛰기를 한다. 먼저 환율파트의 Triangular arbitrage가 수험생의 왼쪽 뺨을 갈기고, 경제정책론이 오른쪽 뺨을 후려친다. 특히 정책론의 경우, 방대한 분량을 짧게 요약하려다보니 직관적인 이해가 무척이나 힘들다. 슈웨저만으로는 역부족이니 제대로 하려면 커리북을 펼치고, 아니면 깔끔하게 포기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국제금융론을 수강했다면 수월할테지만, 아마 그런것 처음 들어본다는 수험생들은 커리북을 참조해가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대체투자안 Alternatives
레벨1 : 과목명은 대체투자안이긴 한데, 실제론 Fund manager의 management fee 계산과 각 과목의 각주같은 토픽들을 다룬다. 쿨하게 한 단원만 외우면 끝나므로 포기는 하지말자.

레벨2 : 비중은 그대로인데 분량과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바람에 계륵이 되었다. 부동산투자와 REIT, Private firms에 대한 투자, Venture capital 등의 토픽을 다루는데, 레벨1과는 달리 더이상 각주과목이 아니라 엄연한 독립과목이어서 부담이 크다. 다만 Valuation의 아이디어 자체는 Equity 과목과 겹치는 부분이 많으므로, 슈웨저를 한번만 제대로 봐두면 고생할 일은 없다.

투자윤리 Ethics
레벨1&2 : CFA의 백미인 과목으로, 투자윤리 및 CFA Member로서의 규정에 관한 내용이다. 기본적인 위반사항을 설명하는 Guideline은 레벨1과 2가 동일하게 다루므로 레벨1 때 제대로 공부하면 레벨2 때 새로운걸 공부해야하는 부담은 적지만, 레벨1 Ethics조차도 충분히 힘들다. 내용 자체는 들어서 이해 못할것은 없지만 여러 사례에 적용해야하는 문제풀이는 가히 지옥 수준이다. 슈웨저나 커리북을 보기보다는, 강의 한번 듣고 어서 테뱅 문제로 직행하는 것이 좋다. 비중이 큰 과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망치면 합격을 장담할 수 없고, 자기가 푼게 맞는지 틀린지 짐작하기가 무척 힘들기도 하다. 일단은 다 틀린걸로 생각하고 점수매기는게 속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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